중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QR코드를 활용한 간편결제 시장이 본격화될 양상을 띄는 가운데 기존 결제시장 강자인 카드업계 역시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당장 오는 12월 제로페이가 소득공제 등 정부의 강력한 지원 하에 출격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 역시 ‘통합형 QR코드’로 맞불놓기에 나선 것이다.

BC·신한·롯데, 제각각 QR코드 하나로 ‘통합’…타 카드사도 시기 저울질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BC카드는 이달 초 업계 최초로 국제결제표준(EMV) 규격의 QR결제 서비스를 출시했다. 비자, 마스터 등 글로벌 브랜드사와 제휴 및 상호호환이 가능해 해외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고 결제 시 마다 1회성 결제정보 값(QR코드)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도용 및 해킹에 대한 보안성도 확보했다.

신한카드 역시 이달 중순 ‘초연결’을 기반으로 한 새 모바일 플랫폼 신한 페이판(pay FAN)을 통해 모바일 앱 내 자체 QR코드 서비스 출시에 나섰고,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등도 각각 올해와 내년을 목표로 자체 QR코드 도입을 준비 중에 있다.

비씨·신한·롯데카드 등 3개사가 참여한 ‘통합형 QR코드’ 결제 시스템 개발 역시 연말을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개별사들의 서비스가 스마트폰에 표시된 QR코드를 가맹점 리더기에 표시하는 방식(CPM)이었다면, 카드사들이 힘을 합친 통합형 QR코드 결제 시스템은 이용자들이 가맹점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는 방식(MPM)으로 진행된다.

카드사들은 당초 개별 서비스로 도입을 추진해 왔으나 감독당국이 업권 내 일원화된 QR코드 시스템 도입을 중재함에 따라 공동 출시의 길이 열리게 됐다. 아직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타 카드사들 역시 ‘통합형 QR코드’ 참여 시기 등을 적극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서비스 참여 카드사 관계자는 “8개 카드사들이 저마다 서로 다른 QR코드 결제 시스템을 추진할 경우 한 가맹점에서 특정 카드사만을 위한 8개의 QR코드를 비치해 놓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한다”며 “또 결제 시 일일이 해당 QR코드를 찾느라 번거롭다는 측면에 있어서도 통합형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결제지속성·비용 등 측면에서 강점…카드업계 “위기지만 경쟁력 충분”

카드사들이 이처럼 QR코드 결제 서비스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최근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기업들의 오프라인 결제시장 진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오는 12월 세금공제 등 정부 차원의 혜택으로 중무장한 '제로페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새 간편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는 카드사 차원의 QR결제 서비스의 경우 계좌이체 기반으로 제공되는 페이 서비스와 달리 신용 및 체크카드 기반으로 제공되고 있어 미리 현금을 이체하고 잔고를 유지하는 등의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강점을 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최근 지속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 악재 속에서 밴(VAN)사를 거치지 않는 ‘앱투앱’을 기반으로 하는 통합형 QR코드 결제 시스템의 경우 비용 절감 등의 장점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전히 실물카드가 강세이긴 하지만 모바일을 통한 간편결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고객들의 니즈에 따라 선제적으로 변화하겠다는 측면"이라며 "국내에서 QR결제가 잘 정착될 경우 국내에서 보편적인 카드사의 혜택 및 결제 기반과 더불어 QR코드를 통한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배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