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지난 9일 카드가맹점 대금 지급주기를 하루 앞당긴다는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카드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금감원의 방침이 수수료 인하와 같이 큰 부담은 아니지만 이자비용 증가·정산오류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현재 '전표매입일+2일'인 가맹점 대금 지급 주기를 하반기 중 '전표매입일+1일'로 단축해 영세가맹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카드사는 밴사로부터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받고 심사해 거래를 확정하면 가맹점에 대금을 입금하는데, 이 기간이 짧을수록 가맹점의 현금흐름이 원활해진다.

금감원은 지난해 4월에도 대금 지급기한을 3영업일에서 2영업일로 줄였다. 금감원은 카드사들이 지난 설 연휴 중 225만개 영세·중소가맹점에 카드결제대금(3조4000억원)을 조기 지급했던 만큼 지급기한 단축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매입심사 기간이 줄어 정산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상 가맹점이 확정되지 않아 정확히 추산할 수 없지만, 자금을 더 이르게 조달해야 하는 만큼 이자비용이 증가한다"고 했다. 이어 "매입심사 시간이 물리적으로 줄면 오류가 더 발생할 우려도 있다"며 "이래저래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가맹점마다 계약이 다양하게 돼 있어서 일률적으로 조정하기가 어렵다"면서 "업계랑 교감 없이 추진하는 것이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사에 실질적인 타격까지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자금 조달비용이 약간 증가하지만 수수료 인하처럼 수익성이 악화하는 차원은 아니다"라면서 "가맹점 대금 지급 주기가 단축되는 일이 처음이 아니기에 카드사들도 어느 정도는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