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밴(VAN)사에 내는 수수료를 정률제로 하는 것은 비합리적이어서 서비스별로 세분화해 지급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재연 중소서민금융·소비자보호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5일 '신용카드 VAN 수수료 체계 개선 필요성' 보고서에서
"정률제로 전환하면 밴사는 소액결제가 많은 가맹점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밴사는 신용카드사와 전산시스템을 연결해 카드 가맹점에 단말기를 설치해서 카드결제 승인과 가맹점의 카드대금
청구를 중계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최근까지 밴사들은 카드사로부터 승인 중계·매입대행 업무 대가로 처리 건당 평균 66원을 받았다. 신용카드 일평균
이용 건수는 2006년 814만건에서 2015년 2663만 건으로 10년 만에 3배(227%) 넘게 증가하면서 밴사의 수익이
급격히 증가했다.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같은 기간 7640억원에서 1조5120억원으로 2배 정도 증가해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입보다
밴사에 지급하는 밴 수수료 부담이 더 컸다. 특히 카드사가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결제금액에 비례하는 정률
수수료지만, 밴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결제 건에 대한 정액 수수료여서 소액결제 확대 추세에 따라 카드사들의
역마진도 커졌다.

올해부터 대다수 신용카드사는 밴사 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했다. 이 연구위원은 "신용카드 시장 환경 변화를 반영해 합리적으로 밴 수수료를 인하하기보다는 소액결제 확대에 따른 역마진 해소를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같은 거래 업무에 수수료를 정률제로 매기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률제로 전환하면 밴사 입장에선 충분한 수입이 확보되지 않는 소액결제가 많은 가맹점의 관리를 소홀히 하려는 문제가 발생할 수 다"고 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보완하려면 "카드사가 밴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시스템 구축비용, 관리·유지비용, 영업비용 등으로 세분화해서 서비스별로 적정 수수료를 산정해서 지급하는 쪽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