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는 올초부터 ‘하나 터치원(TOUCH)1 카드’ 회원에게 주던 한 피자체인점 할인혜택을 줄였다.
기존에는 SKT 멤버십 15%, 터치원 15%를 더해 30% 할인을 받을 수 있었는데, 변경 후에는 터치원 할인율이 13%로
2%포인트 줄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제휴사와 우리가 할인부분을 공동부담했는데 제휴사가 내부 사정으로 할인을
해줄 수가 없다고 해서 혜택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올해 초 ‘수퍼S카드’의 보너스포인트 전환율을 축소했다가 원상복구했다. 이 카드는 고객이 일정기간 사용하겠다고 약정한 금액에 비례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마일리지를 주는데, 삼성카드는 지난 1월8일부터 이 마일리지를 보너스포인트로 전환하는 비율을 10대9에서 10대7로 줄였다. 혜택 축소사실을 안 일부 고객들은 민원을 제기했고,
삼성카드는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며 혜택을 원래대로 늘렸다.

올 들어 신용카드사들이 카드의 부가서비스를 슬그머니 축소하자 소비자 민원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올 1분기 삼성카드사 민원은 30% 이상 급증했고 현대와 신한 등 나머지 카드사들도 대부분 증가세를 보였다. 카드사들은 올 1월부터 시행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충격을 만회하기 위해 부가서비스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카드 수수료 인하가 고객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6일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7개 카드사(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중 하나카드를 제외한 6곳의
올해 1분기 민원이 전분기에 비해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160건의 민원이 제기된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 33.8%
늘어난 214건이 접수돼 민원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현대카드는 122건에서 149건으로 22.1% 늘어났고 △신한카드(204→235건, 15.2%) △롯데카드(174→198건, 13.8%) △우리카드(121→123건, 1.7%) △국민카드(247→248, 0.4%)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하나카드는 441건에서 247건으로 43.99%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하나카드의 경우 2014년 외환카드 합병 이후 이례적으로 민원이 폭증한 데 따른 착시현상일 뿐”이라며 “건수 기준으로 볼 때 국민카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민원은 주로 금융감독원, 한국소비자원에 폭주했다. 대신 홈페이지·이메일 등을 통해 카드사에 직접 접수하는 자체 민원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1분기 민원이 늘어난 6개 카드사 중 우리카드를 제외한 5개 카드사가 이런 경향을 나타냈다. 삼성카드는 자체 민원이 19.2% 감소했지만 대외 민원은 44% 늘었다. 현대카드는 자체 민원은 10% 감소, 대외 민원은 32.6% 증가했으며 신한카드는 자체 민원이 12.5% 줄면서 대외 민원은 20.4% 늘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부가서비스 축소가 이어지면서 불만이 커진 소비자들이 금융감독원 등으로 직접 민원을 제기하는 일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지난 1월부터 영세가맹점(연매출 2억원 이하)과 중소가맹점(연매출 2억원 초과 3억원 이하)의 수수료율은 0.7%포인트씩 내려 0.8%와 1.3%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수익 악화 가능성이 커진 카드사들은 올해 들어 부가서비스를 줄이고 역마진 카드 발급을 중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올해부터 발급을 중단한 카드가 50종 이상이다.

일각에서는 경기 불황이 계속된 것도 민원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불황으로 가계 사정이 어려워진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사용한도 축소·발급 거절 등을 경험하거나 연체로 채권 추심을 당하는 경우도 증가했고, 이에 따라 소비자 불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원 유형별로 살펴보면 국민카드는 채권 관련 민원이 전분기에 비해 2배(21→42건)로 늘었고, 삼성카드도 2배 가까이(11→21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