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3년만에 아파트관리비 결제시장에 재진입하면서 관련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카드업계의 가맹점 수수료가 최대 0.7%포인트 인하되면서 올해 67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자
카드사들이 결제시장 범위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롯데·신한카드를 중심으로 카드업계가 아파트관리비 결제시장에 재진입했거나 진입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 업계 최초로 아파트관리비 납부 시장에 진출한 삼성카드는 아파트관리비 신용카드 전자고지결제업을
부수업무로 신고하고 지난달 20일부터 관련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삼성카드 자동납부 서비스 출시로 고객들은 기존에 종이고지서로 인한 번거로움을 겪지 않고 모바일 앱으로 편리하게 조회하고 카드로 자동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삼성카드는 이달 31일까지 아파트관리비 카드 납부를 신청하면 최초 결제일에 1만원을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가입 후 1년간은 한달에 700원씩 나가는 자동 납부와 관리비 내역 고지 서비스 수수료도 면제해준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도 아파트관리비 신규 결제를 신청하는 고객에 한해 최초 납부 금액에서 1만원을 돌려주는
이벤트를 지난달까지 진행했다.

카드사들의 아파트관리비 납부시장 진출은 지난 2013년 이후 3년만이다. 아파트관리비 결제대행사인 이지스엔터프라이즈와 가맹점 수수료 문제가 해결되면서 아파트관리비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게 됐다.

당시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던 이지스측에 여신금융전문법 개정을 계기로 건별 2%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하자 반발한 이지스측이 카드사들과의 계약을 전격 해지했다. 이지스는 기존에 별도 수수료 없이 결제 건당 300~800원 정도를 카드사로부터 결제대행비용으로 받고 있었다.

아파트관리비 결제대행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던 이지스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면서 사실상 아파트관리비 카드결제가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관리비를 카드결제하던 카드가입 고객은 185만 가구에서 지난해 말 84만 가구까지 줄었다.

금융당국도 아파트관리비 결제사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카드사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카드사가 아파트관리비 전자고지결제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가 가맹점 계약을 맺을 필요 없이 관리비 고지서를 직접 고객에게 통보하고 대금을 수납하는 업무가 가능해졌다.

삼성카드는 업계 최초로 전자결제업을 부수업무로 등록하고 이지스엔터프라이즈와 업무 위탁을 맺어 아파트 관리비
카드 납부를 신청한 고객에게 관리비 내역을 고지하고 관리비를 카드로 납부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실시중이다.

2개 카드사는 고지서 통보와 대금 수납에 직접 나서는 대신 기존 아파트관리비 대리업체인 이지스엔터프라이즈와의
업무 협조를 통해 서비스를 재개했다.

연 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관리비 카드납부 시장은 수익악화에 놓여 있는 카드사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관리비 수납시장의 90%를 점유한 이지스의 협조 없이는 관련 시장 진출이 불가능한 사황으로 다시 수수료 문제가 불거질 여지가 남아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수입보다는 안정적으로 자동결제하는 고객을 확보하는 수준의 효과를 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