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65만 영세가맹점의 집적회로(IC)단말기를 전환해주는 사업이 본격화 됐지만 단말기 부족과 인증작업 오류로
가맹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3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지난달 21일부터 신규가맹점에 IC결제 단말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기존 마그네틱(MS)거래는 중단하도록 했다. 하지만 가맹점에 IC결제 단말기 보급이 늦어지면서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정법에 따라 신규 단말기를 설치하거나 교체하는 가맹점은 여신금융협회가 마련한 기술표준에 따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한국아이티평가원(KSEL)에서 인증 받은 단말기만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법 개정에 맞춰 IC단말기 보안표준 제정이 늦어지고, 뒤늦게 인증 작업을 준비하는 등 부족한 준비 탓에 업무 폭주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국내 16개 밴사가 한꺼번에 인증을 신청하면서 제품 인증에 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현재 영세가맹점 IC단말기 전환 사업자 중 여신협회에 등록된 IC단말기 전환 사업자는 금융결제원 단 한 곳 뿐이다 보니 밴사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오직 한 가지 모델만 대리점에 공급해야 하고, IC단말기 공급도 늦어지면서 가맹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결제원과 함께 IC단말기 전환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스마트카드와 한국신용카드네트워크는 9월쯤에야 인증받은 단말기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한동안 IC단말기 대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 대형 밴사 관계자는 "IC단말기 기술표준이 늦게 확정되면서 단말기 생산 자체가 늦어졌고, 수요가 공급을 못따라가고 있어
가맹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IC단말기 결제는 의무화 됐는데 정작 단말기는 턱업이 부족하다 보니 신규 가맹점들은 개점을
미루기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IC단말기로 전환되면서 POS단말기 승인 오류가 뜨는 문제도 속출하고 있다"며 "특히 편의점, 주유소, 프랜차이즈 업종을 중심으로 제대로된 결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소비자 불만만 가중되고 있는 분이기"라고 강조했다.

여신협회는 일단 제도 시작 초기의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 하며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기존 MS 단말기만 설치되어있어 IC결제가 불가능한 연매출 2억원 미만의 영세가맹점 180만곳의 명단을 받아
수요를 파악해 우선 교체를 진행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단말기 교체 대상 가맹점을 확정하고, 단말기 교체 사업자 3곳이 자율경쟁을 통해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