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예정된 영세 가맹점 집적회로(IC) 단말기 전환 사업을 놓고 카드업계에 전운이 돌고 있다.
IC단말기에 근거리무선통신(NFC) 인식 기능을 추가할지를 놓고 카드사끼리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다음달 IC단말기 교체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입찰공고 전에
카드사별로 입장이 다른 NFC 기능 추가 여부를 확정해야 하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당초 IC단말기 교체사업은 영세 가맹점에 깔린 마그네틱 기반 낡은 신용카드 단말기를 IC칩 인식 기능이 있는 단말기로 교체하는 게
주 내용이었다. 이를 위해 카드사별로 각출해 기금 1000억원을 모았다.

하나카드는 기왕 단말기를 바꾸는 김에 NFC 인식 기능을 추가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하나카드는 최근 세계 최초로 NFC 기반 실물 카드 없는 모바일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모바일 단독 카드 쓰임새를 최대한 넓히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반면 하나카드를 제외한 몇몇 카드사들은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NFC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당초 1000억원의 기금을 모았던 취지와 궤를 달리한다는 이유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별로 기금을 모은 것은 NFC 인프라 확대와는 무관하다"며 "NFC 기능을 추가하면 예산이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수 있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예산 한도 내에서 NFC 기능을 추가로 넣을 방법이 있다"는 주장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입찰경쟁을 붙이면 (사업을 따내기 위해) 싼값에 단말기를 공급하겠다는 업체가 나올 것"이라며 "입찰을 내보지도 않고 예산을 이유로 NFC 추가 계획을 접는 것은 핀테크 활성화 취지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놓고 카드사들이 물밑에서 주도권 전쟁을 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신용카드를 축으로 NFC 사용처를 넓히려는 하나카드와 달리 대형 카드사는 기존 카드업계 판이 빠르게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