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에 적용된 ICT

'스마트 카트'로 가격 비교·결제까지 가능… 내비게이션으로 물품 위치도 알려줘
모바일 쇼핑 3년내 30배 커졌다지만, 대형 마트 찾는 소비자는 여전해

▲ 오프라인 쇼핑을 힘들어하고 귀찮아하는 사람들을 잡기 위해 기업들은 쇼핑을 돕는 정보통신기술(ICT)제품과 기술을 내놓고 있다.
태블릿PC·스캐너가 달린 쇼핑 카트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제품의 바코드를 찍어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 SK텔레콤 제공 "2025년 대형마트는 지구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지난해 대형마트와 수퍼마켓 등 오프라인 쇼핑 매장이 가까운 미래에 없어질 수도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현재 소비자들 중에는 매장에서 물건을 만져보고 제품을 확인한 후 실제 구매할 때는 인터넷에서 가격 비교를 해
가장 싼 물건을 사는 쇼루밍족(族)이 많다. 앞으로 홀로그램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이 쇼루밍족의 '실물(實物) 확인 욕구'를
상당 부분 해결해줄 경우 오프라인 매장에 갈 필요 자체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 이용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PC를 통한 온라인 쇼핑 외에 스마트폰을 통한 전 세계 모바일 쇼핑 규모도 2~3년 사이 30배 넘게 성장했다.
대형마트는 정말 사라지는 걸까.

◇계산대 앞에서 줄 설 필요 없게 해주는 기술

'마트 쇠퇴설'이 힘을 얻고 있지만, 이에 맞서는 주장도 있다. 전자책이 나왔다고 해서 종이책이 없어지지 않았고, TV의 출현이
영화관을 문 닫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근거다. 직접 돌아다니면서 쇼핑을 하고 물건을 사는 것을 즐기려는 욕구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종훈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절반 넘는 매출이 식품 코너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면 눈으로 물건을 확인해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에 힘입어 최근 ICT 기업들은 오프라인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불편을 최대한 줄이는 기술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ICT가 불러온 '마트의 위기'를 ICT로 극복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태블릿PC와 스캐너를 단 쇼핑 카트인 '스마트 카트'를 출시했다. 태블릿 화면에는 제품 정보, 할인 쿠폰, 이동에 따른
칼로리 소모량 등이 뜬다.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서 인터넷에서 파는 물건과 가격 비교도 해볼 수 있다. 스캐너에 물품 바코드를 대면
결제도 가능하다.

스마트 카트 외에도 많은 기업은 결제를 빠르고 간편하게 하는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미국의 모바일 솔루션 업체 '큐스루'는 온라인
데이터 저장 기술인 클라우드 기반의 결제 서비스를 개발했다. 큐스루는 고객 스마트폰, 결제 단말기, 신용카드사가 마트에 있는 제품
관련 정보를 공유하도록 한다. 고객이 신용카드 정보를 큐스루 앱에 입력한 뒤 스마트폰 카메라로 제품 바코드를 찍으면 사전에 등록해놓은 카드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쇼핑을 하면서 물건을 얼마나 샀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현재 이 서비스는
미국 식료품 및 소매 상점에서 운영되고 있다.

◇고객 위치 파악해 길 안내해주고 쿠폰 발송

쉽게 원하는 물건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마트용 내비게이션 기술도 나오고 있다. 마트에서 제공하는 내비게이션용 앱을 내려받으면
스마트폰과 마트 천장의 수많은 전등에 설치된 위치 센서가 서로 교신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현재 식료품 코너에서 장을 보고 있는데, 샴푸를 사야 한다고 치자. 앱에서 '샴푸'를 목적지로 설정하면 자동차용 내비게이션처럼 마트 내부 지도가 뜨고 이동 방향을 표시해준다. 필립스의 '라이트 시스템'과 바이트라이트사(社)의 '실내 위치 기반 서비스(ILBS)' 등이 이런 서비스에 해당한다.

고객 위치 정보를 파악해 마트가 얻는 효과는 길 안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위치 정보를 활용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특정 물품 앞을 지나거나 오랜 시간 서 있는 고객에게 해당 물품에 대한 할인쿠폰을 스마트폰에 발송해주는 식이다. 평소
특정 물품을 자주 사는 고객이라면 일반 고객에게 제공되는 쿠폰보다 할인 혜택이 더 큰 쿠폰을 제공하는 식으로 고객의 발길을 잡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마트 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이 아직 사람들의 호응을 얻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이철규 건국대 교수(신산업융합)는 "오프라인 고객에게 쇼핑은 하나의 문화기 때문에 다소 불편해도 물건을 찾고 줄을 서서 계산을 하는 행위가 모두 의미 없는 게 아니다"며 "아직 시장이 극단의 ICT를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