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비씨카드 매각 결정은 통신과 카드사의 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 실패로 풀이된다.

지난 2011년 이석채 회장은 하나금융지주에서 분리된 하나카드와 SK가 손잡은 것에 자극받아 비씨카드를 인수하며 모바일
결제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겠다고 천명했다.

이 회장은 하나SK사장이었던 이강태 전 사장을 직접 영입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각종 규제 등으로 영업 환경이 어려워졌고, 생각과 달리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컨버전스 사업에 대한 시장 분위기가 관망조로 흘러가면서 적극 투자에 나서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외국기업 한 두 곳이 비씨카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KT가 내부적으로 고심하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하지만 비씨카드는 지난해 1천억원 넘는 당기순익을 기록하면서 알짜 계열사로 통했다.

때문에 KT그룹 재편 관련한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고 있던 비씨카드도 적지않게 당황하는 눈치다.

우리은행·IBK기업은행·NH농협·대구은행 등 비씨카드에 신용카드 가맹점 관리와 승인, 결제, 전표 매입 등 프로세싱 업무를 맡기고
있는 11개 은행 및 카드사들도 비씨카드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일단 비씨카드가 매각되더라도 당분간은 현재 업무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카드사 임원은 "비씨카드에 매입업무를 맡기고 있는 회원사들이 일일이 230만 가맹점과 계약을 맺고 자체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업무를 중단하더라도 단계적으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의 매각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다수의 금융사 및 기업이 카드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자체 발급업무를 하지 않는 만큼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사장은 "KB국민카드나 신한카드는 이미 자체적으로 독자적으로 매입업무를 하는 등 다른 카드사들도 자체 가맹점망을 갖춰가는 게 대세"라며 "합병을 하고자 하는 것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단 의미인데 그런 면에서 비씨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임원도 "만약 금융사가 비씨카드를 인수한다고 가정할 경우 누가 라이벌사의 회원사가 되려고 하겠느냐"며 "매각가격
대비 매력이 없어 국내 금융사는 별다른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