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한·미 FTA 위반’ 항의에 굴복

비자, 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 카드의 국내 수수료 인하가 올해 안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개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논란에 휩싸이면서 당국이 사실상 손을 놓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8일 “여신금융협회 차원에서 국제 브랜드 카드사들과 국내 카드사들이 수수료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당분간 가시적인 변화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신제윤 위원장이 “비자, 마스터 카드를 사용할 때
국내에서 결제해도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시한 뒤 해당 수수료 체계 개편을 시도했다.
비자, 마스터 로고가 찍힌 국내 카드사의 신용카드로 국내에서 물건을 사도 결제금액의 0.04%를 카드사가 비자 등에 지급해야 한다. 이렇게 해외 카드사로 빠져나간 돈이 해마다 14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비자카드와 미국 통상당국이 금융위에 “수수료에 개입하는 것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영업방해로
한·미 FTA 위반”이라고 항의했다. 금융위는 대신 국내 카드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결제금액의 0.04%를 부과해
비자·마스터 카드 이용률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이 또한 미국의 항의로 어려워지면서 결국 업계 자율에 맡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비자, 마스터 카드의 국내 점유율이 대폭 하락하고 있고 국내 전용 카드 및 다른 해외 카드 브랜드사와의 제휴 등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한몫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불합리한 수수료를 개편해야 한다는 인식은 여전히 갖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