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유통가, 전자상거래 공인인증서 의무화 폐지 반응

이달 말부터 인터넷쇼핑몰에서 공인인증서 없이 신용카드만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온라인유통 업체들이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공인인증서를 설치하는 게 번거로워 시장 확대가 제한됐던 모바일쇼핑은 수요 증가가 확실시
되지만 올초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홍역을 겪은 가운데 공인인증서 없이 카드 정보만으로 결제가 이뤄질 경우 보안 허점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인터넷쇼핑몰에서 30만원 이상 상품을 사도 공인인증서를 쓰지 않아도 되는
`전자금융감독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이달말부터 시행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국내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카드결제를 할 때 금액에 상관없이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게 된다. 금융당국은 당초 6월 중순부터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를 폐지할 계획이었으나, 소비자 불편을 조속히 없앤다는 취지에서 시행 시기를 앞당겼다. 다만 내국인이 30만원 이상을 온라인 계좌이체할 경우 금융사고 우려가 커서 공인인증서를 유지한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온라인유통 업체들은 간편결제시스템 확대 운영을 준비하는 한편 금융권의 공인인증서 대체수단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이베이코리아는 모바일 환경에서 쉽게 결제할 수 있는 `스마일페이'를 자체 개발, 자사 오픈마켓 옥션과 G마켓에 적용하고 있다. 스마일페이는 최초 결제시 카드번호만 입력해 놓으면 이후 구매시 휴대폰 인증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로 사용할 수 있으며 제휴사를 계속 늘려갈 방침이다.

11번가는 SK플래닛이 개발한 `페이핀' 간편결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신용카드와 휴대폰결제 등 결제수단을 페이핀 앱에 등록해 PC나 모바일기기에서 미리 설정해둔 비밀번호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현재 신한카드, 하나카드, BC카드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상반기 중 우리카드도 적용할 예정이다.

고객편의 차원에서 개발한 스마일페이와 페이핀은 현재 공인인증서 인증을 거쳐야 하지만 이달말부터는 필요 없어진다.

업계는 간편결제시스템 확대와 더불어 공인인증서 대체기술 개발도 고려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힘들다는 입장이다. 공인인증서 대체 기술의 요건에 대해 정부와 카드사 등 금융권의 방침이 아직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온라인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폐지는 고객 편의 향상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하지만 보안성 우려를 배제할 수 없어 공인인증서 대체수단으로 어떤 게 나올 지 지켜봐야 한다"며 "전자결제 서비스는 금융당국, 은행, 카드사, 결제대행사의 결정에 좌우되기 때문에 향후 과정을 주시하며 기술과 서비스 개선방향을 잡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인인증서가 폐지됨에 따라 해외 소비자들의 국내 온라인몰 유입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G마켓, 옥션, 11번가 등을 제외하고는 외국인이 회원가입, 카드결제, 해외배송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홈쇼핑은 휴대전화, 아이핀, 공인인증서 등만 허용하는 가입방식을 개선해 하반기 중 이름, 이메일, IP주소만 있으면 회원가입이 가능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AK몰은 8월까지 중국 은련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현재 G마켓과 옥션은 외국인 고객에 대해 해외 카드만으로 결제하도록 하고, 11번가는 영문 11번가인 11street(english.11st.co.kr)를 통해 해외카드로 결제할 수 있어 공인인증서 폐지 이슈와는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