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금융위, 전면전환 위해 번거로움 줄이는 유인책 도입

반도체 칩이 들어간 신용카드인 ‘IC카드’로 비밀번호 입력 없이 최대 10만원까지 결제할 수 있게 된다. PC형(포스) 결제단말기를 사용하는 대형마트 등에서 IC카드로 결제를 받으면 카드 가맹수수료를 대폭 인하해준다. IC·자기띠(마그네틱) 겸용 단말기를 사용하는 가맹점에서 마그네틱 방식으로 결제하면 카드사 승인이 거부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IC 신용카드 전면 전환을 위해 이 같은 방안을 수립하고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일 “IC카드 도입을 앞당기려면 비밀번호 입력 등 마그네틱 카드보다 상대적으로 번거로운 결제 절차상의 약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카드결제 때 비밀번호 입력이나 전자서명을 면제해주는 소액결제 한도를 현행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늘려 가맹점과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줄여주는 방안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발행되는 신용카드의 95% 이상은 앞면에 금속모양의 반도체 칩에 결제정보를 담는 IC카드다. 그러나 실제 가맹점에서는 카드 뒷면의 검은색 마그네틱에 담긴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긁는 카드’ 방식이 결제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웬만한 금액은 IC카드로도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걸림돌인 단말기 보급 문제는 가맹점 유형별로 ‘맞춤형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230만곳의 가맹점 가운데 대형마트 등에서 사용하는 PC형 단말기는 대부분 마그네틱 전용이다. 결제금액 기준 전체 카드결제의 절반에 달하는 포스 가맹점 40만곳이 IC용 단말기로 교체하면 현재 1.8~2.2%선인 가맹수수료를 카드사가 대폭 인하해주도록 감독하기로 했다. 수수료에 민감한 대형마트 등이 스스로 IC 단말기로 교체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이미 IC·마그네틱 겸용 단말기를 설치한 120만여곳의 가맹점에는 IC 결제만 카드사가 승인해주는 방식으로 마그네틱 사용을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70만곳에 이르는 소형 가맹점은 아예 IC카드 결제가 불가능한 구형 단말기를 사용 중이어서 카드업계가 1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IC용 단말기 보급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단말기와 결제망을 관리하는 밴(VAN)사의 반발이 변수다. IC카드가 전면 도입되면 밴사가 카드사에서 받던 종이 전표(카드결제 영수증) 수거 및 관리대행 수수료가 사라지게 된다.